다이어트를 백 번도 넘게 해봤지만…
살을 빼야 한다는 말, 정말 수도 없이 들었고 저 자신에게도 백 번은 했던 말이에요. 40대가 되고 나서부터는 예전보다 살이 훨씬 쉽게 붙고 잘 안 빠지더라고요. 젊을 땐 하루만 굶어도 1~2kg은 빠졌는데, 요즘은 하루 굶으면 얼굴만 축 처지고 체중은 그대로인 느낌이었어요.
어느 날 아침 체중계에 올라갔는데, 숫자가 제가 기억하던 것보다 5kg은 더 늘어나 있더라고요. 충격이었어요. 체중보다 더 놀란 건 제 옆구리랑 뱃살이었어요. 거울 속 제 모습을 보는데 한숨만 나왔죠. 뭔가 강력한 자극이 필요하다 싶었어요. 그때 떠오른 게 바로 ‘하루 500칼로리 다이어트’였어요. 검색하다 보니 해외 연예인들도 급하게 살 뺄 때 쓰는 방법이라고 하더라고요. 딱 봐도 무식하고 힘들 것 같았지만, 일단 한 번은 해보자 싶었어요. 정말 마지막이다 생각하고요.
왜 하필 하루 500칼로리였냐면요
사실 이런 초저칼로리 다이어트는 장기적으로 하면 위험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저도 잘 알고 있었고요. 그런데 저는 단기간에 딱 자극만 줄 계획이었어요. 길어도 일주일, 그 후에는 바로 일반식으로 전환하는 식으로요. 중요한 건 다시 먹기 시작할 때 무너지지 않게 관리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루 500칼로리면 진짜 아무것도 못 먹는다고 보면 돼요. 생각보다 이걸 맞추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냥 간단히 김밥 한 줄 먹어도 300칼로리 훌쩍 넘고, 우유 한 컵만 마셔도 100칼로리 가까이 되니까 진짜 하나하나 칼로리 계산을 꼼꼼히 해야 했어요.
제가 직접 정리한 하루 식단 구성
일단 저는 아예 하루치를 미리 계산해서 먹었어요. 그날 기분 따라 이것저것 먹으면 무조건 500칼로리 넘기게 되거든요. 그래서 아침, 점심, 저녁을 쪼갠다기보다는 하루치를 ‘하나의 간식’처럼 생각하고 먹었어요. 저한테 맞았던 구성은 이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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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계란 1개 (70k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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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1개 (30k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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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반 개 (60k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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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인 두유 1팩 (90k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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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토마토 5~6개 (30k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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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국 국물만 (20k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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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칼로리 젤리나 곤약젤리 1개 (20~30kcal)
이렇게 하루 먹는 걸 전부 다 합치면 대략 300~350칼로리 수준이었고, 남는 150칼로리는 혹시 모를 허기감 대비로 남겨뒀어요. 어떤 날은 그냥 따뜻한 물에 소금 조금 넣어서 마시기도 했고요. 정말 먹는 걸 하나하나 조심했어요.
첫째 날은 생각보다 견딜만했어요
첫날은 오히려 마음가짐이 단단해서 그런지 배고픔보다 ‘나 진짜 해보는구나’라는 묘한 기분이 있었어요. 몸이 예민하긴 했지만 버틸만했고요. 퇴근 후에는 그냥 누워서 유튜브 다이어트 영상 보면서 하루를 마무리했어요. 오히려 뭔가 뿌듯했어요.
둘째 날부터 진짜 싸움이 시작됐어요
이날부터가 진짜 고비였어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어지럽고, 머리가 멍한 느낌이 있었어요. 당 떨어지는 느낌이랄까. 물을 자꾸 마셨는데도 속이 텅 빈 기분이 계속되더라고요. 점심시간 되니까 주변에서 짜장면 시켜 먹는데 향이 미친 듯이 유혹하더라고요.
그때부터는 유혹과의 싸움이었어요. 저는 그냥 도시락도 안 싸갔고, 점심시간에 사람들 피해서 공원 벤치에 앉아 있었어요. 쓸쓸하지만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렇게 참으면서 ‘나는 내 몸을 위한 선택을 하고 있다’고 계속 자기 암시를 했어요.
셋째 날부터 몸이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이상하게도 셋째 날 아침부터는 배가 고프긴 한데, 그 느낌이 둔해졌어요. 뭔가 적응되는 기분이 들었고, 몸도 좀 가벼워진 느낌이었어요. 체중계에 올라가보니 1.6kg이 줄어 있더라고요. 물론 수분 빠진 것도 있겠지만, 그래도 숫자 자체가 주는 동기부여는 컸어요.
이날부턴 마인드셋이 바뀌었어요. ‘힘들지만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니까 버틸만하더라고요. 다만 한 가지, 이 시점쯤 되면 변비가 좀 올 수 있어요. 저는 미리 준비해둔 차전자피랑 따뜻한 물을 꾸준히 마셔서 어느 정도 해결했어요.
넷째 날부터는 감정기복이 심해졌어요
몸이 적응은 했지만, 감정이 흔들리는 시점이었어요. 기분이 괜히 가라앉고, 별것도 아닌 일에 예민해지고… 평소엔 그냥 넘길 말도 기분 나쁘고, 집중도 잘 안 되더라고요. 이때 진짜 중요한 게 ‘생각을 돌리는 습관’이었어요.
저는 아예 다이어트 일기를 쓰기 시작했어요. 하루에 뭐 먹었는지, 기분은 어땠는지, 내일은 뭘 할 건지… 그런 걸 적으니까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었어요. 식사 대신 ‘마음의 포만감’을 챙기는 방법을 익혔다고 해야 할까요.
일주일 후 결과는 어땠냐면요
7일이 지나고 체중계에 올라갔을 때, 처음보다 3.4kg이 줄어 있었어요. 배는 눈에 띄게 들어갔고, 얼굴도 갸름해졌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바지가 헐렁해졌고요. 물론 기운이 막 넘치진 않았지만, 그동안 쌓인 노폐물이 빠진 느낌이었어요. 속도 개운하고, 피부도 한결 맑아졌고요.
단점은 운동은 거의 못 했다는 거예요. 기운이 없어서 가벼운 스트레칭 외엔 힘들었어요. 그리고 다이어트가 끝나고 나서 가장 조심해야 할 건 ‘폭식’이었어요. 저도 그 유혹이 진짜 컸는데, 일단 하루 이틀은 죽이랑 계란찜으로 아주 천천히 풀었어요.
느낀 점과 다시 돌아보게 된 것들
이 다이어트를 하면서 느낀 건, 결국 몸보다 정신이 더 힘들다는 거예요. 칼로리 적게 먹는 건 사실 물리적으로는 가능한데, 정신적인 허기와 싸우는 게 진짜 어렵더라고요. 배가 고파도 마음이 안정되면 견딜 수 있어요. 그걸 처음으로 체험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방법은 절대 장기적으로 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저도 이건 정말 ‘초기 동기부여용’으로 딱 7일만 쓴 거고, 지금은 1200~1500칼로리로 유지하면서 천천히 빼고 있어요. 초반 자극을 줄 수 있는 방법으로는 확실히 효과가 있었고, 결과도 나왔어요.
마무리하며
혹시 저처럼 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싶은데 자극이 필요하신 분들이 있다면, 하루 500칼로리 다이어트를 ‘짧게’ 시도해보는 건 나쁘지 않을 수 있어요. 다만 준비 없이 무작정 따라 하시면 진짜 위험할 수 있으니까, 꼭 하루하루 체크하면서 조심히 하셔야 해요.
한 줄 요약
“하루 500칼로리 다이어트는 극단적이지만, 단기 자극엔 확실히 효과 있어요. 대신 반드시 짧고 안전하게 하세요.”